아직 현역이긴 합니다만, 곧 은퇴가 눈앞인 브라질의 레전드 선수에 대하여 이야기 할까 합니다. 그의 이름은 히바우두. 한 때 레프티몬스터라 불리며 세계최고의 왼발로 평가받던 선수입니다. 1999년 유럽최우수선수상에 빛나는 히바우두의 전설. 날아가 볼까요.
프로필
이름 : Rivaldo
생년월일 : 1972년 4월 19일
신장/체중 : 185cm / 75kg
포지션 : FW / MF
국적 : 브라질
국가대표 : 74시합 34득점
주요수상 : 1999년 유럽최우수선수 (발롱도르)
가난한 축구소년에서, 축구회장이 되어버린 "히바우두" 드라마
소년은 가난했습니다. 축구는 하고 싶었습니다. 축구 연습장은 그런데 너무 멀었습니다. 무려 25km나 떨어져 있었지요. 소년은 배고팠습니다. 영양 실조입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간단했습니다. 그는 결심했습니다. 환경에 굴할 필요 없다고. 25 킬로미터는 걸어가면 되는 것이고, 배고픈 시절은 참고 견디면 되는 것이고. 그는 그렇게 25km를 걸어다니며 축구연습을 하던 소년이었습니다.
훗날 세계는 그를 두고, 마에스트로 - 지네딘 지단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공을 잘 차는 선수 중 하나로 지목합니다. 브라질 국가대표팀 영예의 10번도 히바우두의 몫이었습니다. FC바르셀로나 공격의 축이었으며, 1999년에는 상을 휩씁니다. 많은 사람들은 늘 영광의 순간만을 기억하곤 합니다. 하지만, 히바우두는 피나는 고통을 참아내가며, 그 자리까지 올라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레전드 라고 부릅니다.
브라질 클럽에서 공을 상당히 잘 찼던, 젊은 청년 히바우두는 활약을 인정받아서 스페인의 데포르티보로 이적하게 됩니다. 브라질에서 날아온 청년은 놀랍게도 라리가 첫 시즌에 21골을 넣으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고, 이듬해 드디어 FC바르셀로나로 입성하게 되었습니다. 90년대 후반 히바우두와 바르샤의 시대는 눈부셨습니다.
FC바르셀로나에서 리그 2연패에 크게 공헌했으며, 피구 등과 함께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피구가 배신자 소리 들으며 레알로 이적한 후에는, 바르샤의 등번호 10번도 히바우두가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바르샤의 상징이었던 히바우두 였습니다. 브라질 다운 선수라고 해야할까요. 자신감 넘치는 왼발로, 예술적인 장면을 창조하는 선수였습니다.
이 무렵 1998년 월드컵에도 참가했습니다. 브라질에서 기대가 매우 컸습니다. 히바우두는 당대 최고의 수문장인 피터 슈마이켈로 부터 두 골을 뽑아내는 등 좋은 활약을 펼치며 브라질을 이끌었지만, 우승은 프랑스의 몫이 되고 말았지요. "왜 클럽팀에서의 엄청난 포스를 대표팀에서는 못 보여주냐" 라면서 매서운 비판도 많이 들어야 했던 히바우두 였습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브라질이었지요.
이쯤에서 히바우두의 스타일을 살펴봐야겠습니다. 이후의 이야기들은 히바우두의 진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히바우두는 전형적인 스트라이커이기 보다는, 다소 낮은 위치에서 플레이를 펼칩니다. 무엇보다도 찬스를 만들어 내는 창조적인 선수입니다. 다시 말해서 볼을 가지면 경기의 흐름을 혼자서 바꿔버릴 만큼 무서운 왼발을 가진 선수였지요. 천재로도 불리고, 판타지스타, 마술사 등으로도 불립니다.
특히 공을 다루는 것에 자신감이 있어서, 가끔씩은 단독 드리블 돌파를 해서 골을 넣거나, 밸런스가 주춤거리는 상황에서도 결정적인 패스나, 슛까지 날리기도 합니다. 화려한 플레이를 잘하기 때문에, 바이시클킥(오버헤드킥)의 명수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프리킥도 매우 잘 차고, 낮게 깔리며 날아가는 강렬한 중거리슛도 엄청납니다. 요약하면, 드리블, 패스, 슛, 프리킥, 결정력까지 겸비한 그야말로 브라질의 "10"번이었습니다. 평소 소극적인 성격이라서, 더욱이 언론에서 실력에 비해서 많이 다뤄지지 않은 편인데, 히바우두의 실력은 지금도 펠레, 지코 등에 비견될 만큼 엄청난 선수였다고 많은 이들이 평합니다. 가까운 지인도 왼발하면 역시 히바우두 였지. 라고 단번에 뽑을 정도지요.
유명한 일화 하나. 2000-01시즌, 소속팀 바르샤는 발렌시아와 챔피언스리그 출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최종 경기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바르샤는 무조건 이겨야만 했지요. 중요한 경기에서 히바우두는 전반에 두 골을 멋지게 넣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어렵게 풀려갔지요. 종료 2분을 남기고 2-2 동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래의 영상을 보시길 바랍니다. 바로 이 골로 경기는 3-2 가 됩니다.
이럴수가! 만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히바우두는 이런 슛을 넣으면서 경기를 승리로 이끕니다. 해트트릭이기도 했습니다. 경기장은 환희로 가득찼고, 박수갈채를 아낌없이 받았습니다. 세상에 결정적인 순간에, 저렇게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바르샤의 축구의 신. 히바우두. 이런 극찬도 들려오곤 했습니다.
2001년 월드컵 예선에서도, 중요한 순간 히바우두는 득점을 올리며, 브라질을 월드컵 본선무대로 이끕니다. 지난 날 매서운 비판을 받았던 국가대표 히바우두 였으나, 그 때는 달랐습니다. 팀을 위기에서 살려낸 히바우두에게 많은 팬들은 박수갈채를 보냈고, 히바우두는 이 때가 정말로 기뻤던 순간이었다고 회고합니다. 무대에 선 가수나, 경기장에 선 축구선수나, 진심어린 박수를 받을 때 만큼 행복한 순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고 대망의 2002년 월드컵! 브라질에는 이른바 3R이 있었습니다.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지뉴! 환상의 공격진을 보유하던 브라질은 한일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지요. 전 시합에 출장한 히바우두는 5골이나 넣으며 핵심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덕분에 혹자는 월드컵MVP는 올리버칸이 아니고 히바우두 였다! 라고 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참 대단했던, 왼발의 마술사였습니다.
이후에는 AC밀란으로 이적하고, 또 그리스리그에서 수년간 활약하다가, 현재는 우즈베키스탄 리그에서 뛰고 있습니다. 이제 나이도 있는 만큼, 은퇴가 눈앞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작년 연말에는 옛날 브라질에서 몸담았던 클럽팀인 모지미린FC의 회장으로 추대되기도 했습니다. 힘겨웠던 어린 시절을 이겨내고, 이제는 모국의 축구클럽 회장까지 맡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왼발이 이루어낸 인생역전 드라마 라고 하겠습니다. 이제 글을 마쳐야겠습니다. 제 부족한 글보다는 차라리 아래의 멋진 영상 한 편 보는 게, 더욱 히바우두가 와닿을 것 같습니다 (웃음) 애독해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